DIARY


희블리희블리의 병가일기 02. I study you

희블리
2021-06-01
조회수 894
  • 날씨 : 흐리고 때때로 맑음,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붐
  • 날짜 : 6월의 첫 날
  • 통증 : 낮에 이따끔씩 찾아오는 찌릿하고 선명한 통증
  • 약 : 저녁에 한 번 100mg
  • 컨디션 : 쏘쏘, 울렁거림
  • 오늘의 차 : Blue Grey, Camomile blending
  • 오늘의 노래 : Chet Baker - Time After Time


'무엇이 더 나은 삶인가' 너무도 분명히 말하고 계시는 하나님 앞에서 나는 더이상 반박할 변명이 없다. 잠언은 읽으면 읽을 수록 무섭다. 의인과 악인을 비교할 때 내 안의 모습들이 악인의 모습과 더 가깝다고 느끼는 순간 숨고싶어지기 때문이다.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나는 더이상 숨을 곳이 없다. 나의 생각의 근원까지 세밀히 알고 계시는 주님이시기에. 지금 내가 하는 생각,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는 나의 클립보드까지 다 주님의 소유이다. (하나님 방금 썼다 지운 그 말들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주세요.) 


원래 나는 인스턴트 식품, 특히 과자를 먹으면 바로 뾰루지가 나는 스타일인데, 요 근래 왕 뾰루지들이 얼굴에 크게 자리잡기 시작했다. 하나도 아니고 크기 별로 다양하게, 별게 다 난리네? 약의 부작용 때문인가. 부작용까지는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걸^^? 멀어지고 싶다. 너란 뾰루지. 이름도 맘에 안들어. 뾰루지가 뭐야 뾰루지가!!!(괜히 승질)


우리 집에 점심을 먹으러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는 시간. 청소기 슝 돌리고 내가 좋아하는 재즈를 틀어놓으니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. 친구들도 이 음악을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. 재즈 들으러 뉴올리언즈에는 언제쯤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. 잘하지 않아도 되니 이 재즈에 나도 같이 잼 하고 싶다는 생각. 근데 솔직히 다 필요없고 배고프니까 친구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.


쿠팡이츠 '치타배달' 이름을 누가 지었을까. 참 잘 지었다는 생각.


친구들과 함께 마시려고 남겨둔 차. 나도 처음 맛보는 블루앤그레이. 이제 블루앤그레이를 마실 때마다 너네가 생각나겠지.


찻 잔으로 짠-해! 다행히 뜨거운 차를 좋아하는 친구들. 어쩜, 뜨거운 차를 좋아할 수가 있니 친구들아. 고맙다. 덕분에 차를 마구마구 내려주고 싶잖아. 차 내리는 맛이 나는 친구들. 어서 빨리 공간희희에서 너네들과 낭독의 밤을 다시 하고 싶구나. 차 마시며 듣는 너네들의 낭독은 참 낭만적이란다. 그것은 내 낭만의 2할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.


3월 30일이 우리가 본 마지막 날, 세상에 우리가 2달 동안이나 못봤다니. 그간의 무수한 서로의 생각들을 단 몇 시간만에 다 나눌 수 없지만 너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안들려줄 수가 없더라. 떠오르는 이 문장들을 안 들려주고는 못 베기지! 함께 웃고 울고(나만) 공감하고 위로하고 다독여주고 세워주고 나서주고 권면해주고 사랑해주는 우리, 이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기를, 함께 가자. 멀리.


각자 듣고 싶은 노래를 듣다가 사랑이가 툭 던진 'I Study you'. 나는 너를 공부해. 아니 세상 멋진 말이잖아. 또 우린 이 문장을 이토록 낭만적으로 느낀다. 알고 보니 소란의 노래였다. 소란을 통해 흘러 나오는 노래는 연인간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. 사랑이는 아마도 우리가 서로를 공부하며 함께 한다는 의미로 말해주었겠지. 나는 밤에 혼자 I study you를 생각하다 문득, 하나님을 떠올렸다.


'X=YOU'. 당신을 대입하면 언제나 정답은 사랑! 내가 당신을 깨닫는 순간

- 소란 '너를 공부해' 소개글 중


웃을 때 웃을 수 있고, 멈출 때 멈출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걸 '발견'해줄 수 있는 사람들


오늘 차 맛 기가 막힌다. 그쟈?


동네 구석구석 발견해주길 기다리는 풍경들이 숨어있다. 이른 밤의 풍경 숨바꼭질이라 이름 붙이고 싶구먼. 오늘의 낭만력 아주 칭찬해.


낮에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떠올라 내가 해준 말인데,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'조승연의 탐구생활'의 조승연 작가님도 말해서 깜놀! 작가님은 결혼, 배우자를 생각하며 한 말. 나는 우리 아빠가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나는 날 아침에 말해준 말이어서 기억에 남는다. 그래서 결국 멀리까지 갔다왔다는 사실. 좋은 친구와 함께.


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 발견!


"만물에 음과 양이 존재하듯 모든 사람은 그들이 먹는 달콤한 열매만큼의 고통을 반드시 겪는다는 것을 인식하면 박탈감으로 인한 괴로움이 덜할 것이다." - 잡지 Directoty 10호 중



오늘의 마음저림

"고독사 전 고독생이 있었고, 고독(고립)사회가 있었습니다."

https://youtu.be/rzRGLpkIjvI